소농은 가족 중심의 소규모 농사를 뜻한다. 자급자족이 일차적 목적이지만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전국의 소농을 연결하는 전문 네트워크가 본격화되면서 판매도 활성화되고 있다.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만큼 소비자의 신뢰도 크다. 도심의 귀퉁이 텃밭부터 시골의 땅심 졸은 텃밭까지 마음으로 소규모 농사를 짓는 소농들은 철저하게 자연의 법칙을 따른다. 그리고 이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소농들의 증가 추세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소농의 시대다.
생태 지향적, 가치 지향적 소규모 농사
소박한 자급자족 라이프를 소재로 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매우 느리고 잔잔하며 따분하다. 시간의 흐름이 자연의 속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고, 자극할만한 일체의 요소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시선을 뗄 수 없는 것은 직접 수확한 재료로 만든 따뜻한 밥상에 담긴 위로와 행복, 간절히 열망하면서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삶에 대한 대리만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꼭 영화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그들은 작은 집 안마당에, 아파트 베란다에, 건물 옥상에 흙을 들이고 씨앗을 심어 자급자족의 삶을 실천한다. 그들이 한 뼘의 텃밭에서 거둔 신선한 채소로 한 끼의 식사를 차리는 그 순간이 바로 영화의 한 장면이다. 또한 그 장면은 동시에 누구나 그러한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웰빙(Well Being), 로하스(Lohas), 힐링(Healing), 슬로푸드(Slow Food) 등 친환경 라이프 바람이 연이어 불면서 사람들은 육체를 이롭게 하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재조명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생태 지향적, 가치 지향적 소규모 농사를 스스로 짓기 시작했다. 그 범위를 좀 더 확대한 사람들은 청년 귀농, 퇴직 귀농이라는 명분 하에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기기도 한다.
1만㎡ 땅에 담긴 자연주의 , 인본주의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자연의 순리가 곧 사람살이의 순리임을 안다. 모든 생명이 공양의 관계이며, 못할 짓 하면서 키운 작물은 결국 사람에게 해로 돌아온다는 것도 안다. 농사란 것이 본디 해마다 같을 수 없다는 것도, 때때로 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보잘것없다는 것도 안다. 온 우주가 힘을 합해야 비로소 밥 한 그릇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소농의 삶을 선택한 대부분은 부의 성공을 향해 도시로 떠났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행복의 기준이 달라지면서 삶의 좌표를 다시 시골로 이동시켰다. 땅심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자급자족을 위한 생활설계를 하고, 자연의 속도에 맞춰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소규모 농사를 기준 짓는 땅의 크기는 1만㎡. 그 소규모 땅에서 수확하는 다품종의 작물은 거의가 친환경적이다. 우선의 목적이 자급자족인 만큼 몸에 가장 이로운 방식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땅이 건강한지를 늘 살피고, 인체에 무해한 거름과 비료를 직접 만들어 쓰며, 가능한 기계보다 손으로 가꾼다. 그렇게 소박한 자급자족의 기반 위에서 거둔 친환경 수확물은 판매로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형태의 소농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급자족 라이프에서 수익까지 올리는 생산자로
소규모 농사라 가능한 이 오래된 방식의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은 ‘소농’을 무조건 신뢰한다. 소농과 직접 소통하고 중간 유통 없이 바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소비자가 농사짓는 과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농’의 농산물은 주로 개인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국에서 소규모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제품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이를 통해 정기 배송도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전국의 숨은 농부들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농사 펀드’도 생겨났다. 그러니 마음만 있다면 도시 농업이든 지역 농업이든 또 청년 귀농이든 은퇴 귀농이든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소농의 꿈을 현실로 옮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안전한 먹거리를 짓겠다는 일관성, 제 식구처럼 땅을 돌보고 작물을 살피는 마음, 만약 귀농한 경우라면 그 지역과 함께 하겠다는 열린 마음, 그리하여 사람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고, 자연도 살리겠다는 마음. 이 세 가지 요건이 아직 완벽하게 충족되지 않았다면 소농의 선택을 좀 더 숙고하기를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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