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설득당하고 있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으로, 강요하지 않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개입을 통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함을 말한다. 인문학을 넘어 심리학, 생태학의 영역을 넘나드는 행동경제학의 세계를 디지털 넛지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사람들은 익명성이 보장된 디지털 세상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 또한 정보 비대칭성도 인터넷을 통해 해소되면서 소비자들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막강해졌다.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브랜드와 제품을 직접 선택하게 된 것이다. 기업은 이런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해 ‘디지털 넛지’로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한다. SMS, 이메일, 푸시 알림, 모바일앱 등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자동저축 앱 ‘에이콘스(Acorns)'‘에이 콘스(Acorns)'는 거스름돈을 이용한 소액 저축 및 투자 자동화 앱으로, 금융 분야에서 디지털 넛지를 활용한 사례다. 사실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생기는 소액의 거스름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동전일 경우 옷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어버리거나 계산대 앞에 있는 기부 저금통에 넣어버린다.
이 앱은 이처럼 거스름돈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해 이를 저축으로 유도한다. 만약 카드로 4.5달러짜리 물건을 구입하면 5달러가 결제되고 나머지 0.5달러는 자동으로 다양한 상품에 투자된다. 굳이 은행에 가지 않더라도 앱의 자동화 기능으로 간편하고 빠른 저축이 가능해진 것이다. 금액도 소액이다보니 소비자가 느끼는 투자 위험성도 낮아져 투자와 저축으로의 유도가 한결 수월하다.
환경 분야에서도 디지털 넛지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 네스트(Nest)의 스마트 온도조절장치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게 해 준다.. 스마트 온도조절장치 안에 탑재되어 있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능이) 거주자의 생활패턴을 분석해 거주자에게 알려준다. 거주자는 기상시간, 아침식사 시간, 출퇴근 시간과 같은 자신의 생활패턴을 확인하고 각 시간대에 맞는 최적의 난방온도를 제공받는다.
이 정보를 획득한 사람은 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간대에 맞는 최적의 온도를 미리 설정할 것이다. 즉, 에너지 절약을 위해 특정 온도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생활패턴에 따른 최적의 온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거주자가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이다.
또한 미국 환경보호청(US-EPA)은(US-EPA) 유해화학물질 배출목록(TRI, Toxic Release Inventory) 공개를 요구하면서 유해화학물질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유해화학물질을 보유한 기업과 개인들은 자신들이 방출하는 유해화학물질 양을 웹사이트에 공개해야 한다. 전 세계 사람들 모두 해당 정보를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과 개인은 환경을 생각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자율적으로 방출량을 감소시킬 것이다.
‘넛지’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한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넛지 사용의 조건 3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 모든 넛지는 투명해야 하고 상대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 둘째, 넛지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넛지를 통해 유도된 행동이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든다고 만들 근거가 충분해야 한다.
이처럼 넛지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강제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들이 의사결정을 하게끔 선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선택의 자유를 침해받을 때 오히려 반발하며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한다. 기업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디지털 넛지를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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