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자신의 주관과 신념을 당당히 드러내는 시대, 미닝 아웃은 사회의 득일까? 실일까?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Why have there been no great women artists? ('왜 위대한 여성 예술가는 존재하지 않는가?')’ 이 문장들은 한 유명 명품 브랜드에서 만든 티셔츠 문구로, 슬로건 패션의 대표적인 예다. 사람들은 해당 제품을 소비하거나 착용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이 메시지 내용과 일치하며 이를 지지한다는 무언의 표현을 한다. 슬로건 패션처럼 자신의 취향이나 정치 및 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Coming out), 즉 드러내는 것을 ‘미닝아웃‘미닝 아웃(Meaning out)’이라고 한다.
과거에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정치 및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 표현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이런 미닝 아웃 활동을 높아진 시민의식의 반영으로 여긴다. 특히 여성인권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SNS에 올리면, 이에 동의하는 대중들로부터 ‘개념 있는 사고’를 한다고 인정받게 된다. 이 인정으로부터 사람들은 내적 효능감과 자기만족을 느낀다.
미닝아웃의 확산은 시민들이 정치 및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도록 하지만 오히려 잘못되거나 왜곡된 신념을 전파시킬 수도 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해 개개인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편향된 주관을 확산시키는 것이 쉬워졌다. 이로 인해 오히려 그 정확성과 객관성이 보장되기 어려워지기도 했다.
청소년이나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중은 이런 왜곡된 신념과 가치에 쉽게 현혹될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오히려 편중된 주관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자신의 신념을 객관적으로 형성할 기회를 잃게 된다.
또한 미닝아웃은 사회적 메시지를 트렌드로 전락시키기도 한다. 만약 유명 브랜드의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슬로건 티셔츠가 유행할 경우 소매상들마다 해당 제품을 가게에 비치한다. 대중들은 한동안 이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열광하다 몇 개월 후에는 그저 유행 지난 패션으로만 여길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해당 문구를 이해하고 지지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유행에 휩쓸려 그 문구가 적힌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한 패션업계 종사자는 오히려 이러한 유행이 ‘페미니즘’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가볍고 근시안적으로 바라보게 한다고 비판한다. 지나치게 상업화된 미닝 아웃 활동과 소비는 대중들이 진정으로 해당 문구가 지니는 가치와 신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왜곡된 가치의 무분별한 확산과 지나치게 상업화된 미닝 아웃 활동은 오히려 이슈에 대한 양극화 현상을 극대화시킬 위험이 있다.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거나 비난한다면 도리어 불쾌감을 유발할 것이다. 따라서 건전한 미닝아웃 확산을 위해서는 논의되는 주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고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영향력을 느낀다. 하지만 미닝아웃이 지니고 있는 한계가 극복되어야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토론할 수 있는 진정한 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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